서둘지마시라

일생에서 가장 큰 복은 배우자를 잘 만나는 복이고, 그 다음으로 큰 복은 부동산을 잘 만나는 복이다. 예쁜 여자를 만나면 3년이 행복하고, 착한 여자를 만나면 30년이 행복하고, 지혜로운 여자를 만나면 3대가 행복하듯, 좋은 부동산을 만나면 일생이 행복하게 된다.

 

여러분께서 가지고 계신 부동산은 좋은 부동산인가, 그저 그런 부동산인가, 나쁜 부동산인가? 잘 생긴 남자보다는 돈 많은 남자가 좋고, 돈 많은 남자보다는 가슴 따뜻한 남자가 좋듯이 부동산도 잘 생긴 부동산보다는 돈이 붙어 소유자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부동산이 좋다.

 

결혼할 때는 언제까지 깨가 쏟아질 듯 요란하게 결혼한 부부가 3개월도 못돼 이혼하는 부부가 있다. 부동산투자도 몇 달 못가서 발병이 나는 부동산이 있고, 망해서 밤 보따리를 싸는 부동산도 있다. 실패한 부동산투자의 깊은 사연들을 몇 가지 참고하시고, 실패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하시라.

 

1. 분양권 욕심 부리면 신용불량자 되고, 있는 재산 다 빼앗긴다.

 

이웃집 김여사는 아파트 분양권 사서 재미를 봤다는 소문이 자자하더니 어느 날 국산 중형승용차가 외제차로 바뀌었다. 투자를 좋아하는 이여사가 보고만 있으랴. “나도 여윳돈 1억 있으니 대여섯 개 사뒀다가 나중에 웃돈 받고 팔아야지” 견본주택에 지불하는 계약금은 채당 2천만 원씩이기 때문에 5채를 분양받았다. 담당직원도 입주 전에 웃돈이 붙을 것이고, 이를 책임지겠다고 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입주가 다가와도 분양권을 사겠다는 사람이 없고, 담당직원의 핸드폰도 먹통이 되었다. 건설회사에서는 입주하라는 통보가 왔다. 아파트 다섯 채에 입주할 여력도 없고, 중도금 대출 은행에서는 대출 갚으라는 독촉이 온다. 이여사는 재판정에서는 피고가 되고, 금융권에서는 신용불량자가 돼버렸다. 있는 재산은 압류가 되더니 어느 날 경매통지가 왔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새 아파트는 입주 때 시세가 분양가보다 내려간 일이 없었기 때문에 입주하지 않으면 계약이 해제되었으나 지금은 다르다. 입주하지 않으면 계약금은 위약금으로 몰수하고, 별도 손해배상이나 연체이자를 물어야 한다. 산토끼 잡으려다 집토끼를 놓치는 게 가장 아까운 돈이다.

 

2. 개발예정지 땅, 20평도 좋고 100평도 좋고 = 그러나 돈만 버린다.

 

평소 친하게 지내지도 않던 A에게서 전화가 왔다.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지에서 멀지 않은 곳 땅이 평당 50만 원이니 100평씩 사놓자고~ 투자를 좋아하던 B는 5천만 원을 어느 회사 계좌로 보냈다. 며칠 후 지분등기가 되었다는 권리증은 받았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산은 높아 어딘지 알 수 없고, 백년이 가고, 천년이 가도 돈 붙을 땅은 아니었다. B는 돈 5천만 원만 버린 것이다.

 

서해안 복선전철 안중역 역세권 땅을 평당 100만원 씩 분양한다면서 100평, 200평, 사고 싶은 대로 살 수 있으니 돈을 보내란다. C는 200평을 사기 위해 2억원의 돈을 보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역이나 철로와 가까운 곳은 모두 수용돼버리고, 돈도 투자금의 1/3정도밖에 나오지 않는다고 한숨을 쉰다. 가슴은 찢어져도 땅은 말이 없다.

 

3. 노후대비 또박또박 월세 =월세는 안 들어오고 집값은 내려가고,

 

정년퇴직을 한 D는 퇴직금과 노후자금 합하여 3억 원이 있었다. 당장 월급이 끊어져 월급대신 월세를 받을 요령으로 오피스텔 2실과, 원룸 3실을 분양받았다. 입주는 이미 끝났으나 3개는 비어있고, 2개는 월세가 제때 들어오지 않고 있다. 다시 팔려고 내놔봤더니 본전보다 2-3천만 원씩 가격이 내려 있다. 그런데 그 값이라도 살 사람은 없다. D는 어찌해야 할까?

 

수익성 부동산은 생선 중에서 준치라는 말씀을 드렸다. 고기는 맛이 있지만, 그게 가시가 세서 목에 걸리면 병원신세를 져야 한다. 수익성 부동산도 같은 것이다. 이게 다달이 돈은 들어오지 않고, 시세는 내려갈 수 있다. 어느 신도시 가게들이 모두 비어 있다. 은퇴하면 살아가기 딱 좋은 나인데 수익성 부동산이 나를 울린다.

 

4. 5년 전에 사놓은 재건축 아파트 아리랑 고개로 넘어갔나?

 

용산. 마포 어느 곳에 곧 재건축이 된다고 하여 용산에서는 작은 것을 사놓고, 마포에서는 1+1을 받기 위해 큰 것을 사 두었다. 2-3년 동안 열심히 기도했지만, 두 곳 모두 기약 없는 승차권이다. 한 때는 현수막까지 붙더니 잠잠해졌고, 언제 재건축의 불이 붙을지 감을 잡기 어렵다. 값은 값대로 내려갔고, 팔리지도 않는다. 투자자는 어찌해야 할까? 주여! 믿사옵나이다.

 

5. 나도 절반 대출 받아 집 샀다.

 

지난 3개월 동안 20대는 가계부채가 9조원 늘었고, 30대는 약 15조원이 늘었다. 전월세 값에 속이 상해 모두들 집을 사버린 것이다. 그러나 순전히 내 돈만 가지고 산 게 아니고, 절반은 대출을 받아 집을 산 것이다. 1년 동안은 이자만 갚지만, 2년째부터는 원금도 내야 한다. 옛날 우리 아버지 세대가 집을 살 때에는 매년 값이 올라 이자 제외하고도 돈이 남았지만, 요즘은 집값이 내리면 국 엎지르고, 매 맞고, 쫓겨나는 격이 된다.

 

집을 사기 전에는 집값이 내리기를 기다렸으나 지금은 오르기를 기다리시겠지. 화장실을 갈 때 마음과, 나올 때 마음이 다른 이유를 이제는 아시리라. 지금 집을 산 사람들은 무거운 짐을 짊어진 것이다. 그러나 그 짐은 언젠가는 당신이 짊어져야 할 짐이다. 꼭 이겨내자. 넘어지면 실패한다.

 

글쓴이 : 윤정웅

21세기부동산힐링캠프(부동산카페)대표. http://cafe.daum.net/26247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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